라이프로그


라오스에서 개들과의 전쟁 낙서장

    

여행자들은 라오스의 개들이 아주 순박하고 착하다고 생각한다. 개들은 대부분 풀어 놓고 기르고 관리를 별로 해주지 않으니 몰골은 형편없는데 더운날 늘어진 개들은 차들이 뜸한 골목길에서 길 가운데에 댓자로 누워 차가 와도 비킬 생각을 안 한다. 여기 개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노숙자들 생각이 난다.

 

개들도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고  개들도 오가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잘 움지이지도 않고 짖지도 않는 개들을 나도 처음엔  아주 순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개들에게 극단적인 양면성이 있는 줄은 새벽 자전거를 타면서 알게 되었다. 개는 역시 개일뿐 짐승의 본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시내 쪽에 살 때는 새벽 해가 뜨기 전인 5시면 라이트를 켜고 라이딩을 나섰는데 외곽 쪽으로 이사 오면서 깜깜한 밤에 라이딩을 할 필요가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어 환해지기 시작하는 5시 반이 지나서 아파트를 출발하는 것으로 시간을 조절 했다. 나는 아침 라이딩을 하는 것은 운동이  목적이기도 하지만  시내 지리를 파악하기 위해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새로운 길의 지형을 익히는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 매일 아침에 25km이상, 몇 달을  돌아다니니다 보니 왼만한 시내의 지리는 대강 감이 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대로 뿐만 아니고 골목길도 다니다 보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개들은 낮에는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니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고 활동을 잘 안하다. 그 대신 기온이 서늘한 아침이나 저녁 무렵이면  무리를 이루어 활발하게 움직인다차들이 많이 다니는 큰길은  개들이 잘 보이지 않지만 골목길은 다르다.

 

차들이 별로 없는 새벽의 도로는 차들이 7, 80km이상 달리기 때문에 고양이나 개들이 차에 치어 죽는 이른바 로드킬 사고가 많이 난다. 바로 눈앞에서 개가 차에 치어 죽는 모습을 목격 하기도 했다. 얼마전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바로 앞에서 길을 건너던 개를 과속으로 달리던 트럭이 친 뒤에 뒤도 안돌아 보고 가버리는 현장을 목격했다. 차 바퀴가 순간적으로 몸을 타고 넘어간 개는 죽기 전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데 그 모습은 참으로 못 볼 일이다.

 

평상시의 순박한 개들을 생각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개들은 보통 저희들 앞으로 지나가는 오토바이는 상관 안하는데 자전거는 페달을 밟고 가는 모습을  자기 영역을 침범하는 위협적인 동작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갑자기 공격적으로 돌변하는데 그 상황이 순간적으로 바뀌어 피할 방법이 없다. 개들은 자기들 키와 높이가 비슷한 다리를 공격하기 때문에 발로 개를 차거나 막다보면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가 일수다. 그 바람에 여섯 번을 넘어 졌다미리 모면한 경우 까지 계산하면 한 열 번 정도는 공격을 받은 거 같다. 위치적으로 인도나 집쪽이 진행하는 방향 우측에 있어 오른 쪽에서 달려드는 공격을 피하다 보면 대부분 왼쪽으로 넘어지는데 여러번 반복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 넘어지면서 순간적으로 몸을 굴린다. 그러면 크게 다치지는 않고 왼쪽 무릎이 까지는 정도인데 이상하게도 같은 부분을 계속 다쳐 왼쪽 무릎의 상처가 아물 날이 없다.


그래서 궁여 지치책으로 거금 12만  킵을 들여 어렵게 후렛쉬를 구입하였는데 이 후렛쉬는 버튼을 누르면 요란한  소리가나고 번개 불빛이 번쩍거리는 특수한 제작품인데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 효과는 대단해서 사람은 물론 큰 개도 그 후랫쉬 앞에서는 깜짝놀라 단번에 도망을 간다. 그래서 밤길을 다니는 여인들이 호신용으로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거리를 두고 공격해 오는 개는 자전거를 세우고 후랫쉬를 꺼내 발사를 하면 되는데 자전거를 타고 20km 이상의 속력으로 달려가다 갑자기 달려 들면 그럴 여유가 없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개들의 공격으로 넘어진 것이 다섯 번인데 다 나름대로 가슴아픈 사연들이 있다. 그중에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경우가 있는데, 그 사건은 다시 생각 하기도 싫다. 2개월 전인가 한적한 큰 도로 갓을로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우측에서 커다란 개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려든다. 감짝  놀래서 개를 피하려고 급이 왼쪽으로 핸들을 꺾는 순간 너무 급히 핸들을 틀자 자전거는 비틀 거리며 도로 중앙으로 가다가 2차선 도로  가운데에서 전복을 해 나는 큰 댓자로 넘어져 버렸다.

그 것은 아차 하는  순간인데 넘어지면서 "자동차" 하며  뒤를 보니 천만 다행으로 달려 오는 차가 안보인다. 만약 과속으로 달려오는 차가 있었더라면 속절없이 로드 킬 신세가 될번 했다. 내가 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자동차 앞으로 갑자기 자전거가  달려 들어와 넘어진다면 무슨 수로 피한단 말인가? 로드킬 당해 죽은 개의 모습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과 더불어 죽고 사는 것은 참으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벽 자전거처럼 위험한 것도 없는데 나는 그동안 여러 번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무시를 하다가 이번에 또 한번 뜨거운 맛을 보았다. 일주일전 골목길에서 앞뒤로 갑자기 달려드는 개들을 피하다 넘어지면서 낙법을 할 여유가 없이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으면 주저앉는 바람에 허리를 많이 다쳤다.

1주가 넘었는데 허리가 점점 더 아파 온다. 내일 저녁 한국엘 가는데 허리가 이렇게 아프니 한국에서의 할 일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고관절이나 다른 뼈가 부러지지 않은 것을 보니 아직 뼈는 쓸 만한 것 같은데 마침 라오에서 새로운 일이 생겨 바빠질 상황에 이 무슨 호사다마란 말인가?


일주일간의 한국 체류 일정 연장은 병원을 가본 뒤에 다시 조정할 생각을 해 본다. 그래도 뼈가 부러지지 않은 것을 불행 중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로를 하지만 앉고 서는 데도 아이구 소리가 절로나고 허리가 아프니 짜증이 난다.

그러다보니 라오의 개들을 보면 이제는 진저리가 난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그 개들이 잘 못한 것은 없다. 결국은 내가 운이 없고 생각이 부족한 탓이라는 생각이 라는 반성을 해 본다. 위험 소굴을 내 스스로 찾아 들어갔으니 다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ㅠㅠ


덧글

  • 한스 2018/07/10 23:04 # 삭제 답글

    말씀하신 라오스 개 문제, 아침 운동 거르기도 뭐하고 문제는 문제로군요.
    아무래도 위험한 아침,저녁 시간을 빼면 또 무더운 시각이고..그냥 걷기,산책으로
    운동 대신 하기에는 조금 아쉽고...물론 잘 생각하시어 결론 내리시라 믿습니다.

    한국 잘 다녀오시고, 다녀오신 후 새로운 일?도 무사히, 즐겁게, 생산적인 일과가
    되기를 바라며 안부 전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댓글 입력 영역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22